Wilhelm Kempff, Ferdinand Leitner_Berlin Philharmoniker. Beethoven Piano Concerto No.4 & 5 음악얘기

[수입]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4,5번 '황제'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작곡 / DG
나의 점수 : ★★★★★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리스트, 쇼팽, 라흐마니노프, 베토벤을 성지순례라도 하는 기분으로 반드시 듣게 되죠. 우리나라에선 쇼팽이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편입니다만, 슈만도 빼놓을 수 없겠고요. 그런데 피아니스트들에게 일종의 성지순례와 같은 여정이 있다면 그건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 정도가 될 겁니다.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중에선 백건우 선생과 임현정씨의 음반 정도가 알려져 있고요. 백건우 선생의 연주는 뭐. 사실 전 너무 관념적이고 무거워서 듣기가 힘들더군요. 아무튼. 자, 뭐 배경 이야기는 이만큼만 하고요. 요 음반의 피아노 연주는 20세기 후반 피아노 연주의 초절정 고수였던 글렌 굴드와도 비교할 만합니다. 다행히도 글렌 굴드라는 사파의 절대고수가 나타나주어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시대의 피아노 애호가들은 복각판 구하는 데만 열중해야 했을지도 모르죠.

제가 갖고 있는 글렌 굴드의 음반과 비교해보자면 이렇습니다. 글렌 굴드는 약빨고 피아노를 치는 느낌이라면 이분은 피아노를 들고 바오밥 나무 위에 올라가 피아노를 친달까요. 그것도 맨 꼭대기에서요. 아니면 애드벌룬 위에서 치거나. 어쨌든 혼미한 상태에서 친다는 것만큼은 틀림없습니다. 글렌 굴드가 곡 속으로 빠져들어가 피아노와 혼연일체가 되는 신기합일의 경지라면 빌헬름 켐프는 마음은 곡 속에 두고 유체이탈을 통해 전체적인 조망을 한다.고 하면 좀 적절할 지 모르겠습니다. 매우 유려하고 자연스러우며 사뿐사뿐한 연주입니다. 글렌 굴드나 요즘 들어 많은 사랑을 받는 키신이나 윤디 리와 같은 위대한 연주자들이 보여주는 텐션은 별로 없습니다. 켐프 스스로도 그런 텐션, 무게감, 감상자를 압도하는 주법 등을 멀리하기도 했었고요.

피아노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이미 전집 하나쯤 갖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개 빌헬름 박하우스의 전집을 갖고 계시던데. 음. 빌헬름이란 이름에 뭐가 있나봅니다. 이 두 사람이 베토벤 해석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혔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나에게는 박하우스보단 이 냥반의 연주가 더 편하고 좋네요.

내가 알기론 이분의 피아노 계보가 리스트로부터 이어져 오는데요.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스승의 스승쯤 될 걸요? 그러니까 리스트의 제자가 이 사람의 스승일 겁니다. 뷸로...였나. 하인리히 뷸로. 허기야. 그 정도 되지 않고서는 베토벤 해석을 요렇게 근사하게 해내기는 어렵겠죠. 리스트가 베토벤을 좀 좋아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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