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싸기

요즘은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말만 쏟아내는 것 같다. 비판이 잦아지면 자칫 내가 병드는데.... 요것만 싸고 당분간은 좀 쉬면서 조용히 공부나 해야겠다. 가끔 생활의 똥이나 싸고.

앞으로 나아감 즉, 진보라는 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행동과 의견의 양태로 보자면 이거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정치적으로는 안 어렵냐???? 라고 하문하옵시면 "똥줄 빠지게 어렵나이다"라고 대답하련다. 그런데 정치 활동에서 어려워진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나는 행동과 의견이라는 측면에서 보다 미시적인 철학적 성찰이 좀 부족했던 탓은 아닌가 싶다. 서구의 지적 전통을 계승하든 성리학적 전통을 비판적으로 계승하든, 사회의 진보를 위한 공동체 윤리와 개별적 자율성 사이를 오가며 내밀한 철학적 성찰을 시도한 국내 연구를 본일이 별로 없다. 혹시 이러한 흔적을 아시는 분들은 알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진보적 생각의 싹이 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차피 세상을 움직이는 윤리란 딱 1년만 지나도 구습이 되어 개인을 억압할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공동체 윤리를 비판적으로 돌아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건은 한 사회에 자리한 공동체적 윤리는 그것이 사회에 뿌리내릴 정도의 세밀함과 보편적 동의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비판적 성찰은 정수리에 계란 까놓으면 익을 정도로 골머리를 앓아야만 하는 일이다.

애석하게도 그렇게 골머리 썩는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진 않은 것 같다. 이건 물론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동네에서 만나는 미국놈(여긴 애당초 희망을 걸 수 없지만), 독일놈, 이딸랴놈, 영국놈 등을 보면 공부깨나 한 종자들인데도 그런 생각이 별로 없다. 그런데 걔네들하고 우리의 차이점이라면 보수적 가치의 그릇된 부분들에 대한 지속적인 전복과 수정 보완의 지적 움직임이 얼마나 활발했느냐 하는 부분에서일 것으로 생각된다.

아주 잠깐의 시간만 지나도 공동체 윤리가 구습이 되기에 끊임없이 비판적 성찰의 대상이 된다는 당위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하나의 정언은, 진보는 윤리적으로 정태적 개념을 상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동체 윤리조차 느리게나마 변화하는데 그걸 비판하는 진보가 정태적 개념을 상정해서야 말이 되겠는가. 물론 어떤 변치 않을 궁극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은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이 현실에 직접적으로 강림하게 되면 보수적 가치의 폭력은 견줄 바 못 되는 폭력적 강령이 된다. 그리고 이것이 주변에서 자주 보이는 소위 '진보적' 인사들이 저지르는 패착이기도 하다.

단언컨대, 진보는 태생이 분열이다. 그러므로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개별적 차원에서의 고민이며, 현실에서의 사회운동 및 정치운동과 그것이 맞닿는 지점에서 자신의 개별적 맥락과 그것이 어떤 식으로 융합되어야 하는지도 똥줄 빠지게 고민하는 일이다.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어쩌면 이 결론은 이미 나 있는 상황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알짜 진보가 되려면 보수적 가치마저도 인정하고 들어갈 수 있는 말랑말랑한 정신이 불가결하다. 이미 결론이 난 문제라 해도 지속적으로 그것을 뒷받침하는 고민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렇게 결론은 확대되고 지속적으로 재생산된다.

그때까지 괴로운 건 어떡하냐고?

인생 날로 먹을 수 있나 어디. 견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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